Search

[서평] 평균의 종말

평균의 종말 - 평균이라는 허상은 어떻게 교육을 속여왔나

토드 로즈 저
우리는 평균에 익숙해져 있다. 지능, 성적,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위대한 사람, 똑똑한 사람, 좋은 학교, 좋은 직장... 우리의 뇌는 본능적으로 이분법적 사고를 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일차원적 판단을 편하게 느끼고 여러 상황에 적용하려고 한다.
우리는 살면서 '나는 왜 이렇게 멍청할까?' 라는 질문을 많이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내면의 에고는 스스로를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특별한 사람으로 생각한다. 우리의 마음 속에는 이런 모순된 자의식이 끊임없이 충돌하며 자신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마찬가지로 자신을 남과 사사건건 비교하여 우열을 나누려 하며 그것은 다시 열등감이 되거나 상대방에 대한 무시가 된다. 학력, 직업, 지능, 외모 등 많은 것에서 그렇다. 이는 우리가 끊임 없이 평균과 나, 평균과 타인을 비교하며 판단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내 사고의 구원이라고 할 만큼 나를 크게 깨우쳐 주었다. 먼저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평균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유래되었는지 알려준다. 그리하여 평균이라는 개념도 하나의 개발된 사고방식에 지나지 않으며, 일부 특수한 상황에서만 유용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그리고 나서는 들쭉날쭉의 법칙, 맥락의 원칙, 경로의 원칙이라는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통찰력 있는 법칙을 통해 세상을 더욱 다차원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세 법칙에 대해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들쭉날쭉의 법칙'은 재능, 지능, 성격, 체격 등 인간의 거의 모든 특성이 들쭉날쭉하다는 것이다. '맥락의 원칙'은 사람의 성향이 맥락과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경로의 원칙'이란, 우리 삶에서 목표로 이루는 길이 여러 갈래이며 그 길은 저마다 동등한 가치를 가지고 있고,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경로는 자신의 개개인성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나는 위의 세 법칙을 통해 내 삶에서 이해되지 않았던 많은 부분들을 해소할 수 있었다.
먼저 ‘들쭉날쭉의 법칙’을 통해 하나의 단어로 사람을 규정하지 않게 되었다. 그동안 끊임없이 되뇌었던 ‘나는 과연 멍청한 사람인가 아닌가’ 따위의 답이 없는 질문을 중단하게 되었다. 대신에 ‘나는 시각적으로 사고하는구나’ 같은 개별적인 특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게 되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과 나의 비교가 무의미함을 깨달았고, 누가 누구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는 등의 일차원적 사고를 중단하게 되었다.
‘맥락의 원칙’을 통해 사람의 본질에 대한 단편적 사고를 하지 않게 되었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무뚝뚝한 상사를 보더라도 ‘저 사람은 무뚝뚝한 사람이구나’라며 속단하지 않게 되었다. 그 사람도 다른 맥락에서는 다정한 사람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스스로를 ‘나는 내향적인 사람이다’ 라는 식으로 정의하지 않게 되었다. 나도 좋아하는 친구들 앞에서는 외향적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을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경로의 원칙’을 통해 평균적인 경로에 집착하지 않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나는 늘 최다 구매 상품, 최고 평점의 강의, 많은 사람들이 따르는 코스, 많이 찾는 여행지 같은 것에 집착했다. 하지만 99%의 사람들이 만족하는 것이라도 나에게 맞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개개인성을 더 명확하게 의식하게 되었다. 따라서 내가 가는 길이 평균적에서 벗어난다고 하더라도 불안해하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고 이 책이 평균을 절대악으로 치부하지는 않는다. 집단 간의 비교, 특성 간에 상관성이 높을 경우 등에서는 평균은 유용하게 사용되며, 현대의 번영을 이룩하는데 큰 공이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나 개인적으로도 평균이라는 것은 낯선 어떤 것을 빠르게 이해하고 짐작하는 데 매우 유용한 길잡이가 된다고 생각한다. 평균을 시작점으로 해서 나에게 맞는 지점을 찾아가는 게 아무 데이터도 없이 처음부터 찾아내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찾을 수 있다. 평균에 대한 개념이 오남용 되고 있는 사회에서 올바르고 균형 잡힌 시각을 기르기 위해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